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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호] 데이터 거버넌스의 여러 모델
  • 작성자 정해영 (KOBIC 센터장/책임연구원)
  • 작성일2025-06-23 00:00:00
  • 조회수257
  • 댓글수0

요즘 거버넌스(governance)라는 낱말이 심심치 않게 많이 쓰입니다. 동사 govern이 ‘지배하다, 통치하다’ 등의 뜻을 지니고 있으니 이로부터 파생된 거버넌스는 ‘통치, 지배, 관리, 운영’ 정도의 뜻을 지닐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틀린 해석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서 다른 낱말과 같이 쓰이면서 그 의미가 더욱 확장되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데이터 거버넌스’와 같은 것입니다. 거버넌스의 현대적 의미는 조직이나 기관 또는 시스템을 지휘하고 관리하며 책임을 지는 방식의 틀, 절차 그리고 관행입니다. 동사 govern에서 파생된 또 다른 명사 government(정부)는 폐쇄적이고 수직적인 소통이 주류를 이루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거버넌스에서는 외부와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개방적이면서도 열린 조직을 추구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전을 찾아보면 거버넌스를 ‘협치(協治)’로 풀이합니다.

 

현대 지능정보사회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여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법령을 준수하며, 나아가서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데이터를 전략적 자산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잘 설계되고 실행 가능성을 갖춘 데이터 거버넌스가 필요합니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과학 논문이 유료 저널에 게재되는 일이 흔해지고 데이터 접근도 어려워지자, 오픈 사이언스 재단에서는 2002년 부다페스트에 모여서 과학 및 학술 연구 결과물을 누구나 자유롭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원칙을 제시하였습니다. 2021년 UNESCO에서는 194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오픈 사이언스 권고안을 채택하였습니다. 여기에서는 오픈 액세스, 오픈 데이터, 오픈 인프라, 시민 참여 및 전통 지식 체계와의 대화 등 오픈 사이언스의 핵심 요소를 구성하고 실행을 위한 우선 과제를 제시하게 되었습니다. 이 권고안의 탄생 배경에는 역설적으로 COVID-19 팬데믹이라는 대재앙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였습니다. 병원체 게놈 정보의 신속한 공개 덕분에 빠른 진단과 백신·치료제 개발이 가능하였고, 데이터 공유를 통해 신속하고 동시다발적인 연구 협력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실은 UNESCO의 오픈 사이언스 관련 문서에도 실려 있습니다.

 

오픈 사이언스 원칙의 올바른 실행 측면에서도 데이터 거버넌스는 큰 의미를 갖습니다. 단지 연구 데이터를 개방한다고 해서 이를 모두가 신뢰하고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데이터의 품질을 일정 수준으로 끌어 올리고, 그 사용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며, 접근 권한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것은 모두 데이터 거버넌스의 영역입니다. FAIR(Findable·Accessible·Interoperable·Reusable) 원칙은 오픈 사이언스와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상호 보완 관계에 있으며, 오픈 사이언스를 실현하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현재 KOBIC의 국가바이오데이터스테이션은 외부 기관과 협력하여 FAIR 성숙도를 점검하는 일에 착수하였습니다.

오픈 사이언스는 얼핏 생각하면 데이터의 자산화 경향과 충돌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데이터를 생산한 주체는 이를 소유물로 인식하고 배타적 권리를 주장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산업계에서는 당연히 이를 보호하고자 합니다. 정부 연구개발과제로 생성된 연구 데이터를 국가적 전략 자산으로 여겨서 통제하려는 것도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특히 유전체 정보나 보건의료 정보는 개인 차원에서 보호해야 하는 민감정보이자 기업·국가 차원의 경제적 자원이지만, 새로운 연구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재료이므로 공공적 활용을 더욱 촉진하기 위해 개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이러한 요구사항을 전부 충족시키는 것은 어차피 불가능하니 적절한 중간 지점에서 타협해야 합니다. 데이터 거버넌스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는 데이터 커먼즈(data commons)가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커먼즈(commons), 즉 공유지는 본래 모두가 함께 공유하고 관리하는 자원을 뜻합니다. 1960년대 말 사이언스에 발표된 유명한 논문 ‘공유지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에서 지적했듯이, 공유 자원은 개인의 합리적인 이기심에 의해 철저히 파괴되고 고갈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엘리너 오스트롬은 ‘커먼즈의 거버넌스(원제는 'Governing the Commons: The Evolution of Institutions for Collective Action’)’라는 책을 통해서 이를 반박했습니다. 즉 공동체가 공통의 규칙과 책임 아래 자원을 개방하고 공동으로 관리하여 이를 지속적으로 지켜 나갈 수 있음을 주장하였습니다. 경제학에는 시장과 국가만 존재한다는 이분법을 깨뜨린 공로로 오스트롬은 2009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였으며, 현대적 의미의 거버넌스 개념을 제창하고 정립하였다고 평가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요즘은 이로부터 한발 더 나아가서 신뢰 기반의 커먼즈(trusted commons) 개념이 등장하였습니다. 이는 전통적 커먼즈 모델에 신뢰, 안전성 및 책임의 요소를 더한 것입니다. 경제적 활용 가치가 매우 높지만 함부로 공개될 경우 정보 주체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보건·유전체 정보의 안전하고도 책임 있는 활용을 선도해 나갈 수 있는 것이 바로 신뢰 기반 커먼즈입니다. 미국 NIH의 dbGaP(The database of Genotypes and Phenotypes)이나 유럽의 EGA(European Genome Archive), 그리고 KOBIC의 인체유래데이터은행이 바로 이러한 신뢰 기반 커먼즈의 사례입니다.

 

신뢰기반 커먼즈의 핵심 요소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접근 통제(access control): 데이터를 누가 어떤 조건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정함
  • 책임성(accountability): 데이터를 사용하는 사람은 그 사용 내역과 목적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며 기록을 남겨야 함
  • 투명성(transparency): 데이터가 어떻게 수집되고 누구에게 공유되며 어떻게 사용되는지 공개해야 함
  • 형평성과 포용성(equity & inclusion): 데이터 기여자나 소외된 집단도 공정하게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하며, 차별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함
  • 상호성(reciprocity): 데이터를 사용하는 사람은 그 결과나 혜택을 다시 커뮤니티에 돌려줘야 함

지난 4월 미국 신생명공학 국가안보위원회(National Security Commission on Emerging Biotechnology)가 발간한 보고서 ‘Charting the Future of Biotechnology’에 따르면, 미국은 생명공학 분야에서 중국의 급부상을 경계하면서 유전체, 인공지능(AI) 및 바이오제조 등에서 자국의 지속적인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모델인 Web of Biological Data를 구축할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이는 신뢰 기반 커먼즈의 확장판으로서 FAIR + 신뢰 기반 + AI-ready 상태의 국가적 디지털 인프라에 해당하며, 하나의 통합된 창구(single access point)를 제공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부연하자면 분절되어 존재하는 데이터 리포지토리에 대한 검색 및 활용을 한 곳에서 제공함으로써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게 한 것이지만. 신뢰할 수 있는 국가 또는 동맹국 중심의 국제 협력을 유도하기 위한 밑그림일 수도 있습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모두가 국정과제를 수립하기 위한 바쁜 움직임에 들어갔습니다. AI는 이미 우리 주변에 깊숙하게 자리 잡았고, 머지않아 바이오 경제 시대에 진입하게 될 것입니다. KOBIC이 정성스럽게 모은 양질의 바이오 연구 데이터가 안전하게 널리 활용되어 공공의 이익에 기여하고, 아울러 글로벌 바이오 데이터 저장소의 모범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KOBICian’s story는 KOBIC 멤버가 직접 작성하는 현장감 넘치는 글로서 KOBIC의 업무 방향이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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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소재 다부처 회의 개최 업무와 ANRRC 간사 경험을 중심으로

국제 행사를 준비하거나 다부처 회의를 진행하는 일은 겉으로 보면 화려하고 정돈된 과정처럼 보입니다. 회의장에는 깔끔하게 정리된 자료, 반듯한 명패와 준비된 음료, 그리고 시간을 맞춰 들어오는 참석자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의 뒤에는 오랜 준비, 복잡한 이해관계 조율, 그리고 예측 불가능한 변수와의 싸움이 숨어 있습니다.

저는 여러 부처와의 협력을 위한 다부처 바이오소재 중앙은행 협의회와 바이오소재 성과교류회, 그리고 아시아 생물자원센터 네트워크(Asian Network of Research Resource Centers, ANRRC)의 국제행사를 주관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단순한 ‘행사 준비’ 이상의 일이 포함됩니다.

 

1. 다부처 소통: 같은 국어를 쓰지만 다른 세계

바이오소재 분야는 학문적·산업적으로 활용 범위가 넓습니다. 그래서 한 부처가 전담하지 않고 여러 부처가 연계해 사업을 수행합니다. 문제는 각 부처가 같은 단어를 사용하더라도 세부 목표나 우선순위가 서로 다르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업무를 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중립적이면서도 명확한 의사전달’입니다. 어느 한쪽의 용어를 그대로 쓰기보다는 서로 다른 관점을 아우를 수 있는 표현을 선택하고, 회의 전 자료를 공유해 회의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준비합니다.

 

2. 국제 협력: 시차보다 어려운 것은 문화차

ANRRC 간사로서 EB(Executive Board) 멤버들과 연락할 때 시차는 기본 난관입니다. 아시아권의 경우 2~3시간 차이지만, 호주처럼 낮과 밤이 완전히 반대인 경우에는 메일을 보내고 회신을 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러나 진짜 어려운 것은 시차보다 문화 차이입니다. 어떤 나라는 이메일 회신이 빠르고 간결한 반면, 어떤 나라는 답변이 거의 오지 않기도 합니다. 또 회의 초대장에 단체 대표 등의 기관을 대표하는 서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회신 없이 참석을 확정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은 ‘각 나라의 관례를 존중하되, 기본 절차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각 멤버가 편한 방식으로 대응하되, 우리 내부에서는 반드시 문서 기록을 남기고 공유합니다. 이렇게 하면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고, 나중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근거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국가 간 민감한 이슈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는 대만을 ‘Taiwan’이라고 표기해도 문제가 없지만, 회의 참석자 중 중화권이 있다면 ‘Republic of China(중화민국)’로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3. 행사 주관의 보이지 않는 긴장감

국내외 행사 개최에서 가장 큰 고충은 ‘예상치 못한 상황’입니다.

한 번은 행사가 이미 시작됐는데 발표자가 자료를 전달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고, 발표자의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으로 발표 순서를 갑자기 바꿔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국제 행사에서는 통역 장비나 네트워크 환경에 예기치 않은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잦습니다.

그래서 저는 발표자나 참석자들에게 항상 두세 차례 사전 연락을 합니다. 발표 자료 제출 기한을 충분히 두어 발표자가 여유 있게 준비할 수 있도록 하고, 행사 1개월 전, 1주일 전, 전날, 그리고 당일에도 가능하면 유선 연락을 취해 행사에 차질이 없도록 합니다.

그 외적으로 이와 같이 큰 규모의 행사를 치르려면 이런 전문 업체와의 협업이 필수적입니다. 아주 좁게는 음향이나 영상 장비 설치·운영만 맡길 수도 있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더 많은 영역에서 관여하게 되고, 심지어 회의 분위기 조성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발표자 프롬프트 제공이나 프로그램 사이의 배경음악 준비 등과 같은 부분입니다. 또한 행사를 진행하는 초기 단계부터 행사의 분위기에 맞는 색상의 조정 및 디자인 등 여러 분야에 참여와 지원을 받아 진행합니다. 이러한 협력은 현장에서의 변수를 줄이고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렇게 변수를 줄이려 노력하더라도, 행사 당일 갑작스럽게 생기는 상황에는 여전히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4. 배운 점

이 일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행사의 성공 여부는 ‘행사 당일’이 아니라 ‘그 전의 준비 과정’에서 이미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부처 간 이해관계를 미리 조율하고, 국제 파트너와 신뢰를 쌓으며, 모든 가능성을 시뮬레이션해 보는 것, 이것이 진짜 핵심입니다.

또한 주최 측이 항상 주인공일 필요는 없다는 것도 배웠습니. 오히려 참가자가 편안하고 원활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합니하다. 결국 성공적인 회의나 행사는 ‘잘 보이는 사람’이 아니라 ‘잘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만들어냅니다.

 

5. 맺으며

앞으로도 저는 다부처와 국제 네트워크를 잇는 ‘연결자’ 역할을 계속할 것입니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이해관계를 하나의 목표로 모아가는 과정에서 얻는 성취감은 큽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쌓인 경험과 노하우는 또 다른 행사와 협력의 발판이 될 것입니다.

 

  • 작성자하경수
  • 작성일2025-08-18
  • 조회수55
  • 댓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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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 분야에서 “클러스터(Cluster)”라는 개념은 1980년대 후반에 본격적으로 등장했습니다. 당시 슈퍼컴퓨터는 고가의 전용 시스템이어서 일부 국가 기관이나 대형 연구소만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과학 기술과 산업이 발전하면서 더욱 정밀하고 복잡한 계산을 감당할 수 있는 고성능 컴퓨터에 대한 수요가 점점 높아졌고,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고가의 슈퍼컴퓨터 대신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고안한 해결책은 바로 범용 컴퓨터 여러 대를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처럼 작동하게 만드는 것, 즉 클러스터 컴퓨팅이었습니다. 이 방식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버나 워크스테이션을 여러 대 묶어 단일 고성능 시스템(슈퍼컴퓨터)을 대신하는 것입니다. 각 컴퓨터(노드)는 개별적으로 작동할 수 있지만, 클러스터 관리 소프트웨어를 통해 전체 자원이 통합 관리되면서 하나의 연산 시스템처럼 작동하게 됩니다.

 

 클러스터 시스템은 하나의 큰 계산 작업을 여러 개의 작은 단위로 나누고, 이를 여러 노드에서 동시에 처리한 뒤 결과를 종합하는 병렬 처리와 분산 처리를 기반으로 작동합니다. 이 과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려면 다음과 같은 구성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동되어야 합니다.

      - 작업 스케줄러(Scheduler): 어떤 작업을 어느 노드에서 언제 실행할지 결정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해 시스템 활용도를 높입니다. Slurm, PBS, SGE(Sun Grid Engine)         등이 대표적인 스케줄러입니다.

      - 고속 네트워크: 노드 간 빠른 통신은 필수적입니다. 특히 MPI(Message Passing Interface) 기반의 병렬 연산에서는 데이터 전송 속도와 지연 시간이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InfiniBand, Omni-Path, RoCE 같은 초고속 기술이 사용됩니다.

      -  병렬 파일 시스템: 수많은 노드가 동시에 데이터에 접근하고 입출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Lustre, BeeGFS, IBM Spectrum Scale(GPFS) 등이 있으며, I/O 병목         현상을 해소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참고로 작업을 분할하고 전송한 뒤 모든 노드의 계산 완료를 기다린 후 결과물을 모으는 데에는 시간과 자원이 소모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전체 프로그램 중 90%는 병렬 처리 가능하고 10%는 직렬로만 처리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10개의 노드 사용 시 이론상 최대 속도 향상은 약 5.27배에 그친다고 합니다(Amdahl의 법칙)

Amdahl의 법칙은 전체 작업 중 병렬화가 불가능한 부분이 전체 성능 향상의 한계를 결정한다는 이론으로, 다음과 같은 식으로 표현됩니다.

    Speedup(N) = 1 / (S + (1 - S)/N)

    S는 직렬 처리 비율 (예: 0.1),

    N은 사용한 프로세서(또는 노드) 수입니다.

 

 클러스터 컴퓨팅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 대비 성능에 있습니다. 고가의 전용 하드웨어를 사용하지 않고, 범용 장비를 조합해 시스템을 구성하기 때문에 초기 구축 비용이 낮고, 유지 관리가 상대적으로 간단합니다. 또한, 필요에 따라 노드를 쉽게 추가하거나 제거할 수 있는 확장성과, 다양한 목적에 따라 자원을 유연하게 재 구성할 수 있는 유연성도 클러스터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입니다.

 

 슈퍼컴퓨터와 클러스터는 모두 대규모 연산과 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위해 설계된 시스템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지만, 구성 방식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전통적인 슈퍼컴퓨터는 전용으로 설계된 고성능 하드웨어와 통합된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구축되며, 시스템 전반이 일체형으로 동작하도록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반면, 클러스터는 범용 서버나 워크스테이션을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하나의 연산 시스템처럼 구성하는 방식으로, 부품이나 기술의 접근성이 높고 유연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슈퍼컴퓨터 역시 내부적으로는 수천~수만 개의 노드로 구성된 클러스터 형태로 설계되는 경우가 많아졌으며, 범용 컴포넌트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적극 활용하는 추세입니다.

그 결과, 두 시스템의 물리적 구조와 운영 방식은 점점 닮아가고 있으며, 오늘날에는 슈퍼컴퓨터와 클러스터의 경계가 사실상 흐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KOBIC에서는 클러스터 시스템을 기반으로 다양한 생명정보 데이터 분석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각 클러스터 노드는 최신 CPU와 대용량 메모리를 탑재하고 있어, 대규모 유전체 분석, AI 기반 모델 학습, 복잡한 생물정보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작업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모든 노드와 스토리지는 이더넷(10/100 Mbps)이나 기가비트 이더넷(≥>1Gbps)보다 매우 빠른 최대 200 Gps의 InfiniBand와 같은 고속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어 지연 시간이 매우 짧으며, 대용량 I/O 작업 환경에서도 높은 성능과 안정성을 유지합니다.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KOBIC은 방대한 생명정보 데이터를 빠르고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고성능 컴퓨팅 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국내 생명정보 연구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 작성자윤종철
  • 작성일2025-08-08
  • 조회수89
  • 댓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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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도 조사는 현대 사회의 수많은 서비스와 정책 속에서 사용자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이는 서비스 제공자와 수요자 간의 간극을 좁히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냅니다. 정책, 제도, 서비스는 운영자 입장에서 설계되지만, 실제 효과는 사용자만이 판단할 수 있으며, 만족도 조사는 사용자의 경험을 수치와 언어로 표현하여 보이지 않던 불편을 드러나게 합니다. 이러한 피드백은 개선 전략 수립, 자원 재분배, 서비스 방향 전환의 핵심 자료로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 복지 서비스의 만족도 조사는 단순히 예산 집행률이나 이용자 수로는 알 수 없는 담당자의 응대 태도, 접근성, 이용 절차의 간편성 등을 밝혀냅니다. 이를 통해 기관은 서비스 질을 정량 및 정성적으로 점검하고 성과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만족도 조사는 또한 성과 중심 행정 및 경영 체계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며, 조직은 내부 지표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외부 반응을 이용자 평가를 통해 점검하게 됩니다. 높은 만족도는 올바른 방향성을, 낮은 만족도는 변화의 필요성을 시사하며 이는 공공부문뿐 아니라 기업, 교육기관, 의료기관 등 다양한 조직에 보편적으로 적용됩니다.

만족도 조사는 조직 내부 구성원에게도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칩니다. 높은 만족도는 서비스 제공자에게 자긍심과 동기를 부여하고, 낮은 만족도는 개선의 필요성을 자각하게 합니다. 이는 단순한 질책이 아닌 데이터 기반의 객관적인 피드백이므로 더욱 설득력 있고 수용되기 쉬우며 결과적으로 조직 전체의 학습과 성장을 돕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만족도 조사가 '경청의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기여한다는 점입니다. 사용자의 의견을 경청하는 조직은 신뢰를 얻고, 신뢰는 참여로 이어져 더 나은 정책과 제도를 만듭니다. 특히 공공기관은 이용자의 참여와 신뢰 없이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고, 만족도 조사는 이러한 사회적 신뢰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물론 만족도 조사는 응답자의 일시적인 감정에 따른 왜곡된 평가나 낮은 응답률로 인한 대표성 부족 등의 한계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는 조사 설계의 정교함과 후속 조치의 진정성으로 극복 가능하며, 조사 결과를 형식적인 통계로 끝내지 않고 실제 변화로 연결하려는 의지가 중요합니다. 결국 만족도 조사는 단순한 설문이 아니라 소통, 변화, 그리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집단적 성장의 도구입니다. 우리는 질문하고 더 잘 들어야 하며, 그 안에 우리가 바라는 미래가 숨어 있습니다.

KOBIC 역시 매년 바이오 분야의 정보시스템 이용자를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만족도 조사가 형식적인 절차로 끝나지 않도록 조사 결과를 적극적으로 분석하고 개선하며, 이를 위해 전담 인력을 배치하고 정책 반영에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용자들의 평가와 의견이 완성도 높은 시스템을 만드는 데 기여합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은 바이오 정보 분야에서 KOBIC의 성장을 이끌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만족도 조사는 단순한 피드백 수집을 넘어, 기관의 운영 및 성과 개선, 고객과 직원의 만족도를 동시에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핵심 도구입니다. 앞으로도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족도 조사에 참여하는 이용자들의 냉정한 평가와 진심 어린 조언을 당부드립니다. 

 

  • 작성자전용진
  • 작성일2025-08-04
  • 조회수129
  • 댓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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